잘 자란 3년근 산양삼. 굵은 것은 에세 담배정도 되고, 잘은 것은 이쑤시개 2-3개 정도 두께다.
접시에 담아본 3년근 산양삼. 크고 굵은 녀석은 20%, 보통이 40%, 나머지는 이쑤시개다. 죽어가는 녀석도 5%정도 된다.
계촌리 포지에 할머니 2분을 태우고 포터에 4륜 넣고 오른다.
한 20여분을 안전하게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여 드뎌 도착.
할머니들은 작업복을 덧입고, 장갑을 끼고, 차를 한잔 마시는 사이,
나는 버너와 음식, 물을 내리고, 연장을 챙기느라 분주하다.
잘 정리된 포지에 올라, 약초괭이로 연신 찍어본다.
올 8월에 기록적인 폭우로, 삼들이 거의 죽은것을 알고 있는 나는,
기대를 하지 않고, 몇 뿌리나 나올까 싶었다.
괜히 인건비 버리고, 시간버리고, 삼은 나오지 않아 속만 상하고...
그럴까봐 일을 할까 말까 며칠째 갈등하였다.
어찌되었든 왔다. 산에.
이제 파서 담는 일만 남은 것이다.
한 30여분을 캐는 중.
할머니 1분이 말한다.
"어제 캔 집네 보다 더 나오는데?"
"오잉!!! 증말요?"
"이 정도면 준수한거여!!!"
혹시나 싶어 캐 놓은 삼을 보러 이동하였다.
땅을 파는데, 생각만큼은 나오지 않지만, 그런대로 보이는 중이었다.
나도 한 고랑을 맡아 괭이로 연신 흙을 찍는다.
삼들이 빼곡하게 나온다.
오전, 오후 합 8시간 작업을 완료했다.
할머니2분과 나.
제법 묵직한게 적어도 2Kg 이상은 나갈 듯 싶었다.
할머니들을 댁으로 모셔다드리면서
오늘 인건비 11만원을 CD기에서 찾아 드리고
가게로 와서 전자저울에 달아본다.
두근 두근.....
3.5Kg 찍힌다.
흙이랑 기타 이물질을 제하면 약 3Kg 은 족히 넘을 듯하다.
지난 8월 폭우피해로 거의 다 망실되어
삼이 다 죽었다고 생각한 나는
정말 죽은 아들이 되살아 온 듯 기뻤다.
전체 면적의 약 20% 정도만 채굴하였으니,
이 정도 활착상태라면 다 캐면 약 20Kg은 족이 될 거 같았다.
3년근 어린 삼을 캐는 이유는 간단하다.
굵고 건강하게 자란 삼을 따로 분류하여
토질 좋은 곳에 옮겨 식재한다.
그러면 이녀석들은 거의 A급 산양삼으로 자란다.
그런 놈들만 모아 놓았기 때문에, 수량파악도 쉽다.
좀 쳐지는 애들은 따로 모아 역시 포지를 구분하여 식재한다.
이 녀석들은 2-3년 뒤에 다시 캐서 역시
A급과 B급을 나눠 다시 식재한다.
이렇게 2-3년마다 캐서
분류 후 재식재를 하며
5년근, 7년근, 10년근을 생산해내는 방식을
나는 선택하여 운영한다.
다른 농법도 많지만, 나는 이것을 선호한다.
장점과 단점을 다 존재한다.
그래도 난. 그렇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