올 8월 긴 장마로
작년 재작년에 뿌려 너무나 잘 자라던 1년근 2년근 산양삼이 모두 전멸했다.
물에 빠져 죽은 것이다.
어찌나 비가 크게 오래 내렸는지,
산 곳곳 흙이 쓸려내렸다.
무너져 내리고 패이고...
확인삼아 캐본 어린 삼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.
세상에 이렇게까지 몰살을 당하다니...
12년 산양삼 농사중에
이토록 처참한 살육은 첨 당했다.
얼마나 맥이 빠지는지,
한 보름을 넘게 술로 위로하며
아내를 달래며
속으로 속으로만 울었다.
다시
산양삼 종자를 뿌리는 계절이 왔다.
평창은 11월 중순에 땅이 언다.
그전에 산에 모두 씨를 묻어야 한다.
그냥 뿌리면 다람쥐, 들쥐, 새 들이 모두 쪼아간다.
그래서 흙을 깊이 파서 모두 고이 고이 덮어야 한다.
그러면 겨울에 꽁꽁 얼어
동면을 하고
이듬해 봄,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면
껍질을 까고 새순이 올라오는 것이다.
올해도 난 70kg을 산에 뿌리는 중이다.
미친짓인가 싶다.
돈들여, 공들여,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싶다...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