건조한 땅이거나 너무 습한 땅은 삼농사에 좋지 않다.
수분을 좋아하면서도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놈이 삼이다.
그래서 산 등성이보다는 산 골짜기가 더 좋고
남향보다는 북향산이 더 좋은 것이다.
골짜기도 물이 모여 흘러가는 완전 물줄기보다 그 주변 경사면이 최고로 좋은 자리다.
산에 자생하는 삼을 캐본 사람은 쉬이 이해할 수 있는 입지조건이다.
초보자들이 처음에 삼의 생육적지를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.
그래서 선임자들의 조언을 잘 듣고 입문하는 것을 많이 권장하는 것이다.
세상일이 다 그러하듯, 좋은 선생을 만나야 내가 쑤욱 크는 것이니까.
수분이 좀 넘치는 구역이 있었다.
여기에 잡참숯을 뿌려 흙과 섞은 뒤 파종을 하면 효과가 있다고 자꾸 권하는 것이다.
사람들과 어렵게 어렵게 참숯포대를 지고 산으로 올랐다.
지게로 건장한 사람넷이 5번씩 오르내렸다.
스무포니까.
잘 펴서 섞어 보았다.
이제 삼 씨를 여기에 파종해보리라....